교회를 생각하다
코로나가 세상을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학교가 개학을 못하고, 교회가 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연일 코로나 중계로 온통 떠들썩합니다. 직접 피해를 본 분들은 얼마나 고통스러울까요? 죄를 지어 코로나에 감염된 것도 아니고, 심판을 받은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코로나 의심증상만 있어도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사회를 위해서 격리되어야 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정부는 교회에 모여 예배를 드리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하고, 어떤 교회는 신앙을 속박하려느냐는 듯이 예배를 드립니다. 문제는 그런 교회들로부터 감염자들이 속출하자 사람들은 “교회가 예배를 강행하는 것은 헌금 때문이다!”라는 말로 교회를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세상을 살면서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살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기회에 교회에 대해서 간단하게 정리를 해보는 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에 이 글을 씁니다. 1. 교회란? 교회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메시아, 구원자)로 믿고 의지함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자들의 모임입니다. 단순한 모임이 아니라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곧 하나님을 섬기는 일이지요. 핵심은 예배입니다. 예배는 예배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경배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교훈을 받아 신앙을 돈독히 합니다. 설교를 통해 하나님을 향한 희망의 문을 열고, 힘을 얻고, 고통을 맡기고, 감사하며 이 모든 것을 고백하고 바라는 기도를 합니다. 이렇게 하라고 하신 분이 바로 하나님이시므로 우리가 하나님을 섬긴다면 이 행위를 멈추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세를 통해 성막을 지어 예배했고, 그 다음 성전으로, 회당으로, 교회당으로 발전하면서 예배를 드립니다. 교회와 예배는 우리 신앙의 요람이고 동시에 원동력입니다. 2. 교회운영 신앙을 가진 자가 자기 스스로 하나님을 섬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을 섬기는 방식을 가르쳐 주셨는데 그것은 성경을 보고 성경을 따라 행함으로 하나님을 섬기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예배를 둘로 나누는데 모여서 드리는 예배, 그 다음에는 그로부터 얻은 신앙을 삶을 통해 실천하는 예배 즉 삶의 예배가 그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모이면 모이는 장소가 있어야 하고, 장소를 관리해야 하고, 모임을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 종사자들이 필요합니다. 종사자들도 교회가 커질수록 많이 필요하고 다양해집니다. 그야말로 자원 봉사하는 분들도 많이 있지만 전임으로 교회의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도 적잖습니다. 과연 그 사람들이 다 필요하냐고요? 다 필요합니다. 우리 교회는 꼭 필요한 직원만 쓰려고 노력해왔습니다. 담임목사인 나 자신은 주간 중에 최소한 두 편의 설교를 네 번 이상해야 하고(설교준비에 들어가는 시간은 상상 이상일 것입니다. 간단하게 준비할 수 있는 법을 알고 있으면 가르쳐 주세요.), 그 외에도 주간 중에 글을 써야 하거나 교회의 행정, 관리, 사무 전반의 보고를 받고 결재해야 합니다. 부목사들은요? 할 일이 많습니다. 교구관리, 목회행정적인 사무, 교육기관, 심방, 제자반 등 꾀를 부리지 않는다면 준비 시간과 실제 하는 일을 합하면 얼마나 성실해야 할까요? 그 외 사무, 관리 등의 일을 하는 분들은 일반적으로 회사를 다니는 분들과 비슷하겠지만 교회가 아름다운 유영을 하려면 이분들의 진심어린 헌신이 필요합니다. 이번 사태가 터지고 나서 어떤 교회들이 예배를 드리니까 헌금 때문에 사람 죽어가는 줄 모르고 예배드린다고 하고, 그 헌금은 목사 호주머니에 다 들어간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물론 여러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왕 이런 말이 나온 김에 말한다면, 교회는 100% 헌금에 의해서 운영됩니다. 교회가 다른 수입이 있을 리 없다는 것은 잘 아실 것입니다. 우리 교회 교역자는 나부터 시작해서 누구로부터 뒷돈을 받지 않습니다. 만약에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우리의 규칙이므로 바로 해임입니다. 교회는 헌금을 바라고 모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헌금이 없이 어떻게 유지되며, 건축되고 관리될 수 있겠습니까? 세상의 가장 작은 모임인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유지비가 듭니다. 큰 모임은 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간혹 헌금을 이상하게 다루는 경우가 있는가 봅니다. 그렇다고 우리도 그렇게 여김을 당할 수는 없습니다. 3. 헌금의 기원 하나님은 모세에게 성막을 짓게 하셨고, 그 목적이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였습니다. 오늘로 말하면 예배가 되겠지요. 제사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고 짐승과 곡물로 드립니다. 제사마다 각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핵심은 ‘감사’입니다. 그리고 제물을 드린 것 중에 태워 드리는 것과 제사장과 성막을 관리하는 자(레위지파 사람들)들의 몫으로 드려지는 것이 있는데, 이것이 나중에 헌금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를 이스라엘 사람들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하나님께 드립니다. 놀라운 것은 자신의 재능이 다른 사람보다 커 더 많은 액수의 돈을 벌어도 하나님 앞에 내놓아 자신들의 사회를 구축하고, 구제를 하는 일이 습관화되어 있습니다. 이 행위가 곧 하나님의 자녀임을 증명하는 것이며, 하나님의 손길을 바라는 신앙행위라고 여기는 것입니다. 4. 목회란 무엇인가? 인간이 행하는 활동은 육적인 행위와 지적인 행위로 나누어집니다. 어느 것이든 신성하고 중요합니다. 그러나 지적인 일을 하는 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별것이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상당한 노력과 에너지를 요합니다. 특히 목회의 일은 지적인 일이라고 국한하기도 어려운 영적인 일입니다. 영적인 일은 기도 한 번 하면 모든 것이 척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영력만 얻으면 초월적인 일들을 쉽게 이루어내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 경지에 이른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솔직히 말한다면 그와 정반대입니다. 그것은 주님의 이름으로 되는 주님의 역사이지 목회자의 능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주의 일도 열심히 노력하여 어느 때에 숙달이 됩니다. 그렇다고 쉬울 리 없습니다. 더 어려워집니다. 사명의 무게를 깨닫기 때문입니다. 목회는 목회자 자신이 하나님 앞에 열심히 신앙하고 또 성도들을 이끌어야 하는 것일 뿐 아니라 새 생명을 탄생시켜야 합니다. 이 일들이 어떻게 쉽겠습니까? 설교준비, 설교, 교회운영, 심방, 교육기관 이끌기, 목회사역에 따른 행정, 제자훈련, 스스로의 인격과 신앙훈련 등등의 할 일들이 많습니다. 이것은 나와 부교역자들이 함께, 혹은 나누어서 하지만 한가롭게 지낼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5. 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 우리 모두는 하나님을 섬기는 자로서 직분을 달리 두고 있지만 함께 복음을 세상에 전하고 신앙을 굳건히 세우는 일을 해야 합니다. 우리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게 해야 하고 경배되도록 해야 합니다. 성도는 교회를 이루고, 교회는 교회당이 있어야 하고, 교회당은 성도들의 헌금으로 유지되고 관리됩니다. 성도는 이끌고 돕는 교역자가 있어야 하고, 그 상관관계에서 목회라는 것이 형성됩니다. 헌금은 성도가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고, 그것을 가지고 운영하는 자들은 하나님께 드려진 것을 가지고 운영하는 셈이 됩니다. 이 모든 것에는 하나님께 대한 감사와 그 뜻을 이루는 것에 있습니다. 엄청난 코로나의 충격 후 우리는 어떻게 교회를 정돈하고 새롭게 해야 할까요? 정신없이 이 충격은 다가왔고, 기약 없이 한 주, 한 주 흘러갔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이런 시련을 허락하신 것에서 배워야 할 것과 우리가 개선해야 할 것들이 무엇일까요? 1. 우리는 그동안 정신없이 그냥 끌리듯 지내왔든지, 아니면 간절히 은혜를 사모했든지일 것입니다. 예배의 소중함을 깊이 깨닫고 신앙을 새롭게 해야 합니다. 다시 새롭게! 2.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신앙을 다시 점검해 봅시다. 허영과 사치, 위선과 껍데기 신앙을 벗어버려야 합니다. 3. 고의가 아니라도 내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고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모든 면에서 자신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4. 재앙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번 사태를 재앙이라고 보지만, 앞으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우리 모두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만, 이것이 하나의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을 느낀다면 우리는 주님 앞에 떳떳이 설 수 있는 준비를 더욱 확실하게 해야 합니다. 5. 우리의 신앙이나 사명을 이루도록 집중합시다. 세상 안에서 자기의 일을 충실히 하되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을 온전히 살도록 해야 합니다. 주님 앞에 섰을 때 무엇을 하며 살았는지 자백하게 될 것입니다. 6.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 가운데 살고, 하나님의 영광 앞으로 갈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은총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영광의 자녀, 하나님의 백성! 바로 교회를 볼 때마다 확인해야 하는 목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