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뜻대로”라는 뜻
“야!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대로 된다고 말한다면 우리가 노력할 필요가 뭐가 있어? 하나님은 전능하시니까 다 하나님 뜻대로 되는 것이지.” “하나님의 뜻대로 된다는 것은 하나님 마음대로 된다는 뜻 아니야? 일방적이라는 말인데, 과연 우리가 논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나님의 뜻대로 되는 것이라면, ‘하나님의 뜻대로 되기를 원합니다.’라고 기도하는 것은 모순이 아닐까? 우리가 기도를 하든 안 하든 하나님의 뜻대로 되는 것 아닌가? 우리가 기도함으로 응답되어 이루어지는 것은 우리의 의지가 주도권을 갖는 것이 아닌가?” 가끔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기독교 신앙은 그리 단순하고 쉽게만 여길 수 없는 것이고, 또 그렇다고 어렵게 습득해야 한다면 누가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있겠습니까? 신앙을 잘 알기 위해 신학을 공부하면 점점 더 복잡하고 어려워지기도 하고, 그렇다고 신앙생활을 대강 하면 순간순간 찾아드는 의문에 대해 답을 내어놓지 못할 때 자신도 모르게 신앙이 허물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분명히 세상의 모든 일은 하나님의 뜻대로 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주권자이시고, 전능하시니까요. 그렇다면 우리가 노력할 이유가 무엇이냐고요?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명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뜻을 찾아가고, 그 뜻을 따라 이루어가는 그 과정이 신앙하는 자의 행동입니다. 하나님이 하나님의 뜻대로 모든 것을 이루시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니까 ‘하나님 마음대로’라는 말이 틀리지 않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에이, 그런 게 어디 있어!”라고 말하게 되기도 하는데, 그것은 하나님의 성정을 우리의 불완전한 성정의 눈으로 투시해서 보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민주주의란 사람의 생각들이 다 온전하지 못하니까 더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그나마 낫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알듯이 100사람 모두가 다 같은 생각을 하더라도 그것이 잘못될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온전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와 같으면 안 되겠지요? 그래서 우리가 믿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온전하셔야 합니다. 그리스 신들을 보면, 인간이 상상 가운데 만든 것으로 인간적인 요소를 그대로 가지고 있고, 거기에다 상상을 덧붙였다는 것을 쉽게 느낍니다. 하나님이 이 땅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신다면 우리 인간 50억 명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뛰어나시고, 인간 100억이 모여서 유구한 세월을 연구하고 노력한 힘보다 훨씬 더 클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마음대로’란 우리가 서로 바라보는 시각이 아닌 하나님을 향한 시각이라면 당연한 것이 됩니다. 그러면 하나님의 뜻대로 될 것이라면 우리의 노력이나 기도가 왜 필요하냐고요? 우리는 죄인들이지요. 성경에서 말한 대로 우리는 선보다 악을 추구하고, 썩을 영광을 찾아 헤맬 때가 많습니다. 그러니 나의 뜻과 하나님의 뜻이 충돌을 일으킵니다. 나 스스로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다고 하는 생각마저 결국은 자신의 영광을 위한 것일 때도 많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는 간절히 기도하면 하나님이 응답하신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말을 할 때 내가 원하는 대로, 내 욕망대로 하나님이 움직여 응답하시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의 기도가 다 응답될 때 세상은 어떻게 될까요? 서로 오해가 있는 두 사람이 마음이 상해서 상대를 향해 하나님께 벌을 내리시기를 기도하고 그대로 이루어진다면 두 사람 다 죽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염원이 과연 하나님의 뜻과 일치하는가 하는 것을 찾아가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기도 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기도를 하고, 기도하고 하나님과 동행하려고 하고, 의지하려고 합니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겟세마네에서 기도한 내용을 알 것입니다. 한참 기도하시다가 결국은 “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고 했습니다. 예수님의 일차적인 뜻이 무엇이었을까요? 십자가를 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은 “십자가를 지라.”입니다. 서로의 뜻이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육신을 입으신 예수님은 십자가의 죽음이 얼마나 치욕스럽고 고통스러운지 잘 아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하나님의 뜻과 충돌할 수밖에 없지요. 기도는 내가 이기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이 나에게서 이기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 말을 들을 때 ‘야곱이 하나님의 사자와 씨름하여 이기지 않았는가’ 하고 질문을 던질지 모르겠습니다만, 그것은 축복해 달라는 것이지 야곱이 약속의 땅 아버지의 집으로 가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맡긴다.’고 말할 때 정말 중요한 점은 이 과정을 무시하고 게을러 그냥 회피하기 위해 내던지는 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진심으로 맡긴 자로 따르는 지속적인 행위가 필요하고, 열심히 노력하면서 하나님이 어떻게 인도 하실지를 놓고 따르겠다는 말을 할 때 이 말은 성립이 됩니다. 우리의 믿음이 흩날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믿어야 하고, 믿음을 깨달아야 하고, 묵상해야 하고, 그것을 의지로 실천하면서 이루어 가야 합니다. 하나님은 심지 않은 것을 나게 하지 않으시고, 심은 것을 30배, 60배, 100배의 결실을 맺게 하십니다. 우리를 가만히 앉혀 놓으시고 주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맡긴 자로서 밭에서 일을 한 자에게 주시는 축복의 열매입니다. 지금, 십자가를 지고 씨앗을 뿌려봅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인도하시는 대로 따라갑시다. 그러면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고, 그 안에 내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