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의 대화

(쳥년주일 예배는 대면과 비대면 병행해서 드렸습니다만 ‘청년들과의 대화’시간을 갖기가 마땅치 않아 이번에는 글로써 질문과 답변을 하도록 했습니다. 오늘부터 몇 주간에 걸쳐 ‘청년과의 대화’를 글로 싣도록 하겠습니다.) 전○○ 자매: 목사님께서 생각하시는 ‘청년의 때에 꼭 붙잡아야할 신앙습관’이 궁금합니다. 또한 목사님의 청년시절에 어떤 습관을 붙잡으려 노력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박 목사: 나 자신을 돌이켜 보면 청년시절을 잘 보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20대 초반은 군복무와 투병생활로 보냈고, 중반부터는 일단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학원 강사를 하며 그 일에 집중하면서 보냈습니다. 단순히 잡비를 벌려고 시작했는데 강사들의 치열한 경쟁 속에 들어간 셈이 되었고, 학생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강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느라 수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후반에는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신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주어진 일에 이끌린 생활이라고 할 수 있지만, 지나고 보니 그것 또한 하나님의 섭리였습니다. 자기 일에 몰입하는 훈련, 영어공부, 자부심, 사람들을 집중시키는 훈련 등등 하나님이 나를 신학교로 이끄시기 위한 섭리였다고 보고 있습니다. 생에 있어서 청년의 시기는 짧기도 하고 뭔가를 해야 하는 결정의 시기입니다.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이냐 하는 것을 결정하는 것, 또 결정하고 매진하는 것, 그것을 이루어가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어느 하나 단번에 되는 일은 없죠. 내가 무엇 하나에 집중해서 노력하므로 그 일이 내가 추구하려고 한 일인지 아닌지, 그렇게 하면서 나의 취향 등을 확인하게 되고, 시작한 그 일에 매진할 수도 있고 노력하는 가운데 자신의 취향을 찾아 궤도수정이 가능해지기도 합니다. 아무것도 안 하거나 멈칫거리면서 사는 사람은 이 두 가지 다 놓칠 수밖에 없어요. 청년의 신앙의 습관은 평생 하나님만 기뻐하며 믿으며 살겠다고 결정하고 청년답게 마음으로 열정적인 신앙을 가지고 사는 것이라고 봅니다. 청년 때 신앙의 경지에 이른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런 것은 장년이 되어도 큰소리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향한 신앙이 확고한가, 흔들림 없이 지속적으로 신앙생활을 영위해 나아가고 있는가가 핵심입니다. 나는 지금도 신앙에 노력합니다. 신앙이란 자격증을 획득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진행되는 것이니까요. 내 신앙이 살아있으면 오늘 내가 살아있는 것입니다. 유○○ 형제: 죄를 지었을 때 다시 돌아가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요? 박 목사: 우리에게는 2가지 서로 어울리지 않는 특성이 있습니다. 하나는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는 죄를 짓지 않을 능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마치 어쩔 수 없이 죄를 짓게 된다는 말로 들릴 수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죄를 짓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죄를 지었을 때는 회개하고 돌이켜야 합니다. 돌이킨다는 말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자리로 나아와야 한다는 말입니다. ‘잘못했습니다.’ 하고 기도하는 것은 자백이지 회개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진정한 회개는 자백과 행동이 함께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면 자동적으로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는가가 궁금하겠지요? 내가 자백하면 하나님은 사랑으로 우리는 용서하시고 받아들이실 것입니다. 만약 형제가 작전상 자백을 했다거나 급한 김에 했다는 것 등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그런데 관계의 회복이 어떻게 이루어지며 그것을 어떻게 아는가? 하는 것은 그 다음의 문제입니다. 이것은 죄를 회개 자복 하자마자 관계가 회복되는 수도 있습니다. 내가 자복했을 때 하나님이 그것을 받아들여 내가 용서할지 말지 생각할 기회를 달라고 말하지 않으실 것이니까요. 그러나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었다는 것은 대체로 우리가 인격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느껴지는 것을 놓고 말하게 되는데, 그것은 그 죄를 떠나 하나님과 바른 생활을 하면서 서서히 그런 확신이 찾아옵니다. 드물게 단번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형제가 회개하고 그것을 떠난 뒤의 삶을 통해 성령님께서 마음에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었다는 확신을 주실 것입니다. 박○○ 형제: 주일에 예배중심의 시간을 보내야 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봉사와 청년부 활동에 비중을 두고 지냅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박 목사: 주일은 예배를 드리는 날입니다. 이 말은 예배를 드리라는 말이지 예배만 드리라는 말은 아닙니다. 안식일에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말은 신약적으로 해석하면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말이 아니라 하나님을 섬기기 벗어난 일을 하지 말라고 보는 것이 옳지 않을까요? 주일 봉사를 하고 청년부의 일을 하기 때문에 예배를 드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안 되는 일입니다. 그러나 예배를 드리고 봉사를 함으로 하나님은 더 기뻐하실 것입니다. 봉사하는 자 없이 봉사를 받는 자는 없을 것이니까요. 단지 봉사를 예배로 대체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나의 경우 주일은 성도님들처럼 예배드리지 않고 설교하는 것으로 그날을 다 보냅니다. 내 임무는 그것 자체가 예배를 이끄는 것이니까요. 만약 형제의 질문이 봉사와 활동만 하고 싶다면 진정한 신앙이 아닙니다. 신앙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봐야 합니다. 활동과 봉사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로서 하는 행위입니다. 강○○ 자매: 신앙생활을 계속하면서 형식적으로 바뀌어 가는 신앙의 모습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그리고 기도생활을 어떻게 해서 어떻게 그런 모습을 극복할 수 있을지 알고 싶습니다. 박 목사: 신앙생활이 지속되면서 습관적으로나 형식적으로 빠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위기감을 느끼는 경우가 생깁니다. 신앙생활을 인격적으로 하지 않고 습관적인 것에 이끌려 하는 경우나, 진지하게 신앙으로 하나님께 다가서는 노력이 없는 경우 이런 감정에 놓이게 됩니다. 이런 경우는 아직 신앙이 미숙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앙은 물리적인 것 즉 어떤 물건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저런 일로 흔들리기도 하고, 순간 자신이 신앙생활을 잘하는지 막연한 불안감이 들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뭔가 잘 되기를 바라 기도원으로 들어가 기도에만 매달리거나, 어떤 성경모임이 있는데 그곳에 가면 성경을 잘 풀어 모든 것에 성령의 인도를 받는다는 말을 들으면 ‘그런가?’ 하고 솔깃해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지요. 이런 발상은 전부 무속적인 것으로, 잘못된 것입니다. 어떤 문제를 놓고 전적으로 기도할 수 있습니다. 급박한 상황에 하나님께 의뢰하고,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길을 찾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자매의 경우에는 신앙이 얼마나 좋은 것인가, 또 그것을 어떻게 진지하게 받아서 내 삶에 적용해야 하는가를 애쓰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냥 예배에 참석하고 말씀 듣고, 청년활동하면 자연스럽게 하나님이 자신을 바꾸어주실 것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왜 하나님을 믿고 신앙생활을 해야 하지?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이 질문의 답이 자신의 심령 깊은 곳에서부터 나와야 하고, 그것을 따라 진지하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서면 하나님의 은혜의 세계에 들어옵니다. 신앙인이라면 모두 하나님을 믿지만 믿음의 깊이는 서로 다릅니다. 김○○ 형제: 제 자신이 뭘 잘하고 뭘 좋아하는지 명확하게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 직업을 정할 때 하나님이 섭리하셔서 반강제적으로라도 몰아가 주시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뜻이라는 표징을 어떻게 상황적으로 보여주시는지, 또 어떻게 발견할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박 목사: 청년시절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어떤 책들을 보면 “네가 좋아하는 일을 택해서 즐기면서 하라.”고 강조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형제처럼 정말 좋아하는 일이 무엇이며, 또 일을 어떻게 즐기면서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청년시절은 모든 것이 미완성이고 또한 욕망이 속으로 들끓고 있기 때문에 무엇을 딱 하나 정해놓고 이것을 내가 좋아해 라고 말하지 못합니다. 간혹은 있지만요. 그래서 중대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안 하는 것입니다. 무엇이든지 가능성이 있는 것을 정하고 그것에 집중해 보세요.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일은 배제해야겠지요? 그리고 그것을 열심히 하면서 살펴보세요. 자신이 하는 그 일을 별문제 없이 잘하고 있으며 존재가치를 느낄 수 있고, 하나님 보시기에도 기뻐하실 것이라고 판단되면 그 일을 업으로 삼아도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한 가지 일을 택해 열심을 내서 해보지 않으면 그 일이 자기 적성에 맞는지 안 맞는지도 모르고, 또 다른 어느 쪽이 나에게 맞는 것 같다는 느낌도 갖지 못합니다. 아예 출발도 못했으니까요. 형제처럼 이것저것에 다 확실한 자신감을 갖고 있지 못하는데 하나님께서 이 일이 네가 해야 할 일이다. 하고 주시면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그것을 하다가 어려워지면 잘못 주신 것 아냐? 라든지, 내가 잘못 알아들었나? 하고 의심하면서 또 멈칫거리겠지요. 그러면서 멈칫거리는 동안 세월은 혼자 달려 가버립니다. 하나님이 주신 일인지 어떻게 아느냐고요? 한 순간 그것을 확신하는 경우는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이 자신의 주어진 일에 충실하게 하고 믿음으로 살면서 이것이 내게 주신 업이구나 하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요한 포인트! 하나님을 믿고, 살펴서 어떤 일을 정하고 열심히 하라는 것입니다. 한 번 더 반복한다면 하나님을 의지해서, 한다는 것, 그리고 열심히 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